EU GMP Annex 15 전면 개정 착수 — API 제조사에도 밸리데이션 '의무화' 시대가 옵니다
2026년 5월 5일 · GMP 가이던스 분석 · 읽는 시간 약 5분
솔직히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EMA와 PIC/S가 공동으로 EU GMP Annex 15(적격성 평가 및 밸리데이션) 개정 착수를 공식 선언했고, 이번 개정의 핵심은 원료의약품(API) 제조사에 대한 Annex 15 요건 적용을 '선택'에서 '의무'로 전환한다는 점입니다. 공개 의견 수렴(Public Consultation)이 방금 4월 9일에 마감됐고, 개정안 초안은 2026년 말 공개 예정입니다. 한국 원료의약품 제조사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 GMP 실사에서 크게 당할 수 있습니다.
📋 왜 지금 Annex 15가 개정되는가
2019년을 기억하시나요? 사르탄(Sartan) 계열 고혈압약에서 발암성 니트로사민(N-Nitrosamine) 불순물이 연달아 검출되면서 전 세계 제약업계가 발칵 뒤집혔던 사건 말입니다. EMA가 2020년 6월에 발표한 교훈 보고서(Lessons-learnt report)는 그 원인을 냉정하게 짚었습니다: "개발 단계에서의 공정·제품 지식 부족, 그리고 원료의약품 제조사의 GMP 결함 — 특히 품질 이슈 조사 부족과 오염 관리 조치 미흡."
그 후 5년이 지난 지금, EMA와 PIC/S는 이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2026년 1월 19일 공동으로 Annex 15 개정 개념 문서(Concept Paper)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Annex 15는 원료의약품 제조사에게는 "참고용 보충 지침" 수준에 불과합니다만, 개정 후에는 의무 적용 대상이 됩니다. 화학적 원료의약품은 물론, 생물학적 원료의약품 제조사도 예외 없이 적용됩니다.
PIC/S PE 009 Annex 15가 의무화되면 이 모든 요건이 API 실사 체크리스트에 올라옵니다.🔍 개정안이 담고 있는 주요 변경사항
개정 콘셉트 페이퍼에서 제시한 주요 변경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Validation Master Plan(VMF) 및 Validation Policy 의무화
현재 원료의약품 제조사는 전사적인 밸리데이션 마스터 플랜을 갖추지 않아도 규정 위반이 아닙니다. 개정 후에는 이것이 필수 문서가 됩니다. 밸리데이션 활동의 범위, 책임, 일정을 체계적으로 문서화해야 합니다.
② URS → DQ → IQ → OQ → PQ 전 단계 요건 명시
사용자 요구 사양서(User Requirement Specification), 공장 인수 테스트(FAT), 현장 인수 테스트(SAT), 설계 적격성 평가(DQ)에서 성능 적격성 평가(PQ)까지 전 단계 요건이 API 제조사에도 명시적으로 적용됩니다.
③ 외부 위탁 밸리데이션 활동에 대한 관리 강화
장비 공급사, CRO, CDMO 등 외부 업체에 밸리데이션 활동을 위탁할 때, 원료의약품 제조사가 그 결과를 단순히 수령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감독·검토해야 합니다.
④ ICH Q9(R1) 기반 리스크 관리와의 통합
2023년 개정된 ICH Q9(R1)의 핵심인 "형식적 QRM이 아닌 실질적 리스크 기반 접근"이 밸리데이션 계획 수립 전반에 통합됩니다. 주관적 판단보다 문서화된 리스크 평가 근거가 요구됩니다.
⑤ 변경 관리(Change Control) 및 일탈 조사 요건 확장
공정 변경 시 사전 적격성 재평가(requalification) 판단 기준 및 허용 기준(Acceptance Criteria) 일탈 발생 시 조사 요건이 원료의약품 제조사에도 명문화됩니다.
📊 개정 전 vs 개정 후 — API 제조사 입장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 요건 항목 | 현행 (Annex 15 선택 적용) | 개정 후 (의무 적용) |
|---|---|---|
| Annex 15 적용 범위 | ❌ 완제의약품 위주, API는 보충 참고 수준 | ✅ 화학·생물학적 API 제조사 모두 의무 적용 |
| Validation Master Plan | ❌ ICH Q7에 명시 없음 — 운영상 선택 | ✅ 필수 문서 (VMF 또는 VMP 형식) |
| URS / FAT / SAT | ❌ 완제 GMP 관행, API 실사에서는 소홀히 다뤄짐 | ✅ 신규 장비 도입 시 필수 단계로 명문화 |
| 위탁 밸리데이션 관리 | ❌ 공급사 보고서 수령으로 대부분 종결 | ✅ 감독 책임 명시, 결과 검토·승인 문서화 필수 |
| 리스크 기반 접근 | ❌ ICH Q9 권고 수준, 실제 적용은 형식적 | ✅ ICH Q9(R1) 연계, 문서화된 QRM 근거 요구 |
▲ EU GMP Annex 15 개정 일정과 한국 API 제조사에 대한 주요 영향 요약
🇰🇷 한국 실무자 시사점 —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할 이유
한국은 2014년 PIC/S 정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이 말은, PIC/S가 채택하는 GMP 가이던스는 곧 식약처 GMP 기준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연동된다는 의미입니다. 현재도 EMA 또는 미국 FDA에 수출하는 API 제조사들은 이미 해당 규정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스펙터들은 이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상황을 종종 목격합니다 — 신규 반응기를 도입할 때 IQ/OQ는 장비 업체가 알아서 해주겠거니, FAT는 출장이 복잡해서 생략하고, URS는 구매팀이 알아서 작성하는 것으로 넘기는 경우 말이죠. 지금까지는 "ICH Q7에 명시적으로 없으니까" 하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이 확정되면, 그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특히 ICH Q7 Section 12(Validation)와 Section 14(Change Control)를 중심으로 현행 업무 프로세스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개정 Annex 15는 이 섹션들의 구체적 실행 방법론을 규정하는 상위 보완 지침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형식적 Validation Master Plan이나 URS 없는 장비 도입은 바로 지적 사항이 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5가지 실무 액션
Annex 15 개정은 예고된 폭풍입니다. 폭풍이 올 것을 알고 있다면, 지금부터 우산을 준비하는 것이 맞겠죠. 한국의 원료의약품 제조사들, 특히 EU·미국 수출을 하거나 계획 중인 곳이라면 이번 개정을 단순한 규정 변화가 아닌 GMP 시스템 성숙도를 한 단계 높일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ICH Q7 + Annex 15의 조합이 완성될 때, 원료의약품 제조사의 품질 시스템은 비로소 완제의약품 수준의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그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함께 준비합시다. 💪
📚 참고 출처
• PIC/S — Concept Paper on the Revision of EU-PIC/S GMP Annex 15
• EMA — Concept Paper: Revision of GMP Annex 15 (Qualification and Validation)
• GMP Insiders — EU GMP Annex 15 Revision To Cover Active Substances (2026)
• Investigations of a Dog — The Annex 15 Revision Is Coming (March 2026)
• QbD Group — Annex 15 Revision: What API Manufacturers Must Prepare
• ECA Academy — Detailed Analysis: Concept Paper on Annex 15 Revision